90대부분의 마라톤세계기록 보유자인 인도출신 영국인 파우자 싱(94·Fauja Singh)의 뛰는 모습이 최근 국내 언론 등에 소개되었다. 그는 1911년 인도 펀지브에서 태어나 80여 년 동안 농사를 지으며 평범한 인생을 살아온 노인이다. 그러나 그의 변신은 81세이던 92년 부인과 사별한 뒤 자녀를 따라 영국으로 이주하면서 시작된다.

어느 날 문득 달리기가 하고 싶어진 그는 젊은 시절 뛰놀던 기억을 되살려보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처음엔 4㎞ 정도 달렸지만 동네 주변을 시작으로 5km, 10km로 주행거리를 늘려 나갔다. 2000년 89세의 나이로 런던마라톤에 처음으로 도전 6시간54분 기록으로 완주한데이어, 2003년에는 캐나다 토론토 마라톤대회에서 5시간40분으로 90세 이상 세계 최고기록을 세웠다.

그는 42.195km풀코스를 7차례 완주했고 하프마라톤 기록은 셀 수도 없을 정도다. 그의 하프코스 최고 기록은 2004년 토론토마라톤대회에서 세운 2시간30분02초로 이 역시 90대 연령의 세계 최고기록이다. 그는 누구도 엄두도 못낼 80대 나이에 달리기를 시작해 이제 아무도 추종할 수 없는 노풍당당 마라토너의 제왕의 영예를 맘껏 누리고 있다.

싱은 채식주의자로 술과 담배는 입에 절대 대지 않는 대신 매운 생강 카레를 즐겨 먹고 많이 웃는 게 건강비결이라고 밝혔다. 그는 '불가능은 없다(Impossible Is Nothing)'라는 아디다스의 광고 캠페인에 모델로 등장했고, 축구 스타 데이비드 베컴과 럭비선수 조니 윌킨슨과 함께 전속모델계약도 맺었다.

흰 수염에 인도인 특유의 터번을 쓰고 달리는 모습을 보며 90대의 뜀박질이 아직도 믿어지지 않지만 그는 지금도 매일 10km이상을 걷거나 달리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한다, 열혈 노당익장(老當益壯)은 그를 두고 하는 말인가 보다. 앞으로도 젊은이들에 희망과 용기를 주는 90대의 힘을 계속 보여 줄 수 있도록 오래도록 건강하게 달리는 모습을 지켜보고 싶다.(2005.07.14)